도서/독립출판물

[별책부록] 결혼없이 함께 산다는 것 (01&91)

twfnm67 2020. 5. 1. 20:08

 '동거'가 아니라,

'결혼없이 함께 사는' 이야기.


 

 영일이와 구일이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에게 영원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과 누군가의 구원이 되어주고 싶은 사람이 같이 사는 이야기였다.

 

 이 두 사람에게 집이란, 말만 들어도 행복해지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집'에 큰 의미를 가져 본 적이 없다. 나에게 집은 그냥 디폴트값 같은 장소여서, 따로 그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따라서 생각만 해도 어떤 감정이 피어오르는 그런 곳은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집은 당연하게도, 어딘가로부터 '돌아가는 곳'이었다.

 

 연인이라는, 남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 사람들끼리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집을 색다른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 무언가가 시작되는 곳. 나의 모든 것을 내려 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나의 의무가 생겨나는 곳이 된다. 특히, 프리랜서인 이 두 사람에게 집은 함께 작업을 하는 곳이기도 하기에 더 큰 의미인 것처럼 느껴졌다. 가족들과 살던 공간보다 훨씬 좁고, 마음 놓고 편안하기만 할 수 있는 공간도 아님에도, 함께 살아가는 어떤 사람 때문에 그 공간이 특별해질 수 있고, 또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복잡한 세상과는 동떨어져 본인과 옆에 있는 그 사람에게만 집중하며 살아가는 평화로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