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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설 | 그외유럽

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by twfnm67 2021. 10. 5.

 

 성장기에 접어든 한 소녀의 시점에서 보는 어른들의 삶에 관한 성장 소설.

 아이는 어른의 삶을 겪어볼 수 없지만 모든 어른들은 어린 시절을 겪었다. 그런데 아이와 어른의 경계가 무엇일까?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나이를 과연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지 혹은 모든 미성년자를 다 '아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 자신은 과연 어른일까 아이일까. 가족들은 모두 나를 (아이를 넘어서서,) 아기 취급을 하는데, 나는 내 스스로 매우 어른이고 싶어한다. 그런데 아이와 어른의 경계가 무엇인지도, 어느 시점부터 내가 어른들의 삶을 알게 된 것인지도, 혹은 정말 알고 있긴 한건지도, 아무것도 모르겠다.

 점차 서서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고 느끼는 나와는 달리, 이 소설에서는 한 소녀가 몇 차례 충격적인 '어른들의 삶'에 대해 목격하거나 경험하게 된다. 더이상 어른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하게 되는 계기가 하나 둘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른들의 삶이 매우 거짓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 소녀가 성장하면서 친구에 대해, 가족에 대해, 그리고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 바뀌기 시작하는데, 이런 모든 생각의 과정들을 글로써 담아내었다는 것이 경이롭다.

 나와 나를 둘러싼 주변의 정체성에 대해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나이. 그 나이때의 여러 사람 중 어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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