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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과 글

도서/소설 | 국내8

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최근에 읽은 국내 소설 중에 단연 손에 꼽히게 인상적인 책이었다. 너무 놀라웠던 점은, 어떻게 기계(은결)가 하는 행동에 대해 그 행동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기계의 시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도 아니고 인간의 시선도 아닌 모호한 어느 지점에서, 연산작용도 감정의 작용도 아닌 모호한 그 중간 작용에 대해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싶지 않아.싶어.하고 싶음과 하고 싶지 않음이 난무하자 은결의 사고 회로는 그것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바삐 움직인다. 아무리 방대한 지식을 저장하고 매순간 새로운 학습을 진행한들, 감정의 문제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로봇의 미답지는 수면 아래 잠긴 빙하와 마찬가지임을 시호는 모르지 않는다. 발설되지 않은 의도를 은결이 미루어 짐작하기.. 2025. 5. 10.
완전한 행복 (정유정) 완전한 행복이라는 제목만 보고 행복한 책일 것이라고 착각하며 읽기 시작하였으나 첫 장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알고 나서 다시 보니 표지에서부터 으스스한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다. 내 기억 상에 처음으로 읽어보는 '공포' 소설이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라 뺄셈'이라고 말하며 불행의 요소를 모두 제거해 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에서 나는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잘못된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잘못된 선택들을 하며 살아가는지를 느끼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인가? 생각했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 책을 다 읽고 에필로그를 읽고 그리고 작가의 말까지 읽으면서 더 풍부한 내용을 마주친 것 같다. 모든 나르시시스트가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모든 사이코패스는 기본적으로 나.. 2023. 5. 29.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알츠하이머도 연쇄살인범도 아닌,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니..! 무심코 첫 페이지를 펼쳤다가,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다 읽어버린 책. 장마인지 태풍인지 모를 거센 비바람이 부는 저녁에 창문 열어 놓고 창가 소파에 앉아서 읽으니 4D로 읽은 것 같이 경험이 생생하다. 하지만 비바람이 없어도 언제 어디에서 읽든 말그대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책이다. 2022. 6. 29.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선한 영향력에 관한 평화롭고 잔잔한 책. 2022.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