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성비 좋은 오마카세 맛집! 인당 5만원에 이 정도 퀄리티면 훌륭. (7만원 짜리 사케를 샀지만..ㅜ)'
나는 SNS 눈팅족이다. SNS를 즐겨 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예 끊어 버리자니 조금 겁이 난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는 것이 가끔은 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SNS 피드들을 보다 보면 가장 흔하게 올라오는 것들은 1순위가 맛집 소개 글이나 자신이 갔던 음식점, 음식들에 대한 평가(혹은 자랑)이고, 2순위가 여행 글이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내가 먹었던 것 중에 맛있는 것들을 골라서 올린 적이 있고, 내가 여행하면서 찍은 풍경 사진 등을 어느 정도 '자랑'의 목적으로 올리던 때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사실 SNS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나 행복해' 하면서 자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피드들을 보다가 아주 가끔씩, 날이 세게 설 때가 있다. 오마카세나 코스 음식을 먹으며 제공되는 모든 음식 하나하나를 사진으로 올리는 경우를 볼 때면 그렇다. 혹은 자신이 먹은 것, 자신이 투자한 것 등에 대해 은근슬쩍 가격을 내비치며 '나 돈 진짜 잘쓰고 다녀' 라고 어필하는 사람들을 볼 때에도 그렇다. 결코 대놓고 자랑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돈을 많이 써서 슬퍼하는 듯한 말투로 작성되기도 한다. 전자는 기껏해야 한입짜리 음식들인데 나올 때마다 사진을 찍고 있을 당시 그 사람의 상황을 생각하면, 뭔가 식당에 간 목적 자체가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이 사진에서부터 풍겨 오기 때문에 눈쌀이 찌푸려진다. 그리고 후자는 그냥 비싼 것 먹고 비싼 돈 쓰며 다니는 것을 스스로의 만족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듯한 느낌이 물씬 들기 때문이다.
SNS라는 문화 자체를 부정하고자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다. 다만 현 2030 세대의 소비 물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중 하나가 나는 분명 SNS라고 생각한다. <월급쟁이 부자들>이라는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챕터는 내 기억에 의하면 사회 초년생, 즉 20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에 대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득바득 모으며 저축하던 우리 부모님과 이전 세대에 비하면 요즘 세대의 소비 트렌드는 ‘소확행’, ‘나를 위한 투자’, ‘욜로’라는 키워드로 정리가 되는 듯하다. 지금 나를 위해 10만원을 소비하는 것이 미래의 나를 위해 10만원을 저축하는 것보다 더 큰 행복과 의미를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지금의 10만원과 미래의 10만원이 어떤 점에서 다르고, 왜 저축이 필요한지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를 해 준다.
재테크를 잘 하는 방법이 궁금해서 이 책을 샀는데, 역시 재테크의 첫걸음은 ‘저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현명한 저축과 소비 습관에 대해 아주 기초적이고 당연한 내용들을 설명해 주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내용들로 꽉 차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내 주변 사람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돈을 모으는 방법을 궁금해하는 또래 친구들이라면 무조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특히 ‘돈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매우 중요시하면서도 ‘돈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돈을 어떻게 써야 하고 어떻게 모아야 할지 막연하고 무지한 상태이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서는 보험, 연금, 투자 등에 대해서 다양한 꿀팁과 정보를 알려주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종잣돈을 더 모으고 나면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실천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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