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나의 기분과 만나다
학대를 받았던 아동이 자라서 2형 당요나 심장질환 같은 신체건강상 문제뿐만 아니라 우울증, 약물 중독, 자살 같은 심리적 문제가 생길 위험도 증가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본문 p172)
피해자의 DNA로 파고들어 유전 암호에 흉터를 남긴다. (본문 p173)
계절성 정서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 이들의 멜라토닌 생산은 햇빛과 동조되지 않는데, 낮에 일조량이 줄면 악화된다. (본문 p183)
자동 양조 증후군 혹은 소화관 발효 증후군이라는 병에서는 특정 장내 효모가 과도하게 증식하면 이 효모들이 사람이 섭취한 탄수화물로부터 알코올을 생산한다. 이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파스타 한 그릇을 먹고도 술에 취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본문 p185)
처음에는 기분이 아주 좋아지거나 가라앉지만, 그 후에는 마음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유전자, 태아 프로그래밍, 아동기 초기 환경에 의해 확립된 기저선 기분으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 (본문 p188)
알베르토 아인슈타인도 이렇게 말했다. "성공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타인을 돕는 것은 인간적인 일일 뿐만 아니라 행복으로 가는 열쇠다. (본문 p195)
우리는 유전자, 후성유전적 프로그래밍, 미생물총 같은 숨은 힘들이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밝은 기질이나 그리 밝지 못한 기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기분 장애는 정말 현실적인 건강문제다. 과도한 슬픔이나 과도한 행복 모두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데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그런 문제에서 당장 빠져나오라고 질책하는 것은 앞을 못 보는 사람에게 어서 앞을 보라고 고함지르는 것과 같다. 그보다는 격려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권하는 편이 낫다. (본문 p196)
6. 나의 악마와 만나다
우리의 두려움과 악마는 유전적 성향, 태아 프로그래밍, 진화적 유산, 세대 간 후성유전 등 온갖 다양한 요소로 생겨난다. (본문 p233)
9. 나의 신념과 만나다
우리는 자신의 유전자도, 그 유전자가 후성유전적으로 어떻게 프로그래밍될지도 선택한 적이 없다. 우리의 미생물총도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뇌도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출생 전 환경이나 어린 시절의 환경도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다. 우리가 교육받은 종교체계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만든 요인 중 상당 부분은 우리 소관이 아니었다. 이것이 자신에 대해 겸손하고, 타인에 대해 연민을 느껴야 할 이유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그 이유일 수 있을까? (본문 p347)
10. 나의 미래와 만나다
사람을 비만이나 약물 남용으로 이끄는 유전자나 미생물총을 바꿀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스마트 알약(캡슐 형태로 몸 안에 투입하면 혈관을 따라 이동하면서 목표로 하는 질병 부위를 찾아가 공격하거나, 약물을 방출하거나, 필요한 의학 정보를 수집한다 - 옮긴이)이나 임플란트라고 불리는 이식물을 뇌에 집어넣어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는 없을까? 이런 지식을 이용해 기분장애나 범죄행동을 고친다면? 아주 먼 미래에나 가능할 일로 들리겠지만, 어쩌면 생각보다 더 가까이 다가와 있는지도 모른다. (본문 p353)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유전자 발현을 통제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식생활과 운동 등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환경은 어느 유전자가 켜지고 꺼질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생활 방식을 바꿈으로써 유전자 발현에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본문 p362)
운동이 후선유전을 통해 유전자 발현도 바꿔준다. (본문 p362)
느낀 점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개인의 성공은 과연 온전히 개인이 노력한 결과인가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며, '가지고 태어난 것들'의 중요성과 '운'을 강조하는 책이었다.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책이 인문학적인 측면에서 '개인의 운'을 바라보았다면, 이 책은 생물학적인 측면에서의 운을 다루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사람은 부모에게서 참 많은 것을 물려받기도 하고 영향을 받기도 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 크게 두 가지 느낀 점이 있다면, 첫 번째는, 나에게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셨을 뿐만 아니라 태어나기 전부터 태어나서 자라날 때까지 나의 유전자와 환경에 지극정성으로 신경을 써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사람들의 행동이나 취향에 대해 사람 자체를 탓하지 말자는 것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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