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과 글
도서/소설 | 영미

마이 폴리스맨 (베선 로버츠)

by twfnm67 2023. 8. 17.

 부당하고 슬픈 일들이 일어나는 소설의 배경과는 다르게 읽을수록 마음은 몽글몽글해지는 책이었다. 특히 같은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와 한 남자의 독백과도 같은 기록들이 누가봐도 사랑에 빠졌을 때의 말들로 쓰여 있어서 왠지 모르게 같이 마음이 설레기도 하였다. 상황이 어떠하든 간에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견디어 내는 인물들이 순수하게 느껴졌다. 

 마이 폴리스맨이라는 제목은 이 책에서 한 여자와 같은 남자를 사랑하는 한 남자가, 본인이 사랑하는 그 남자를 부르는 혼자만의 애칭이었다. 혼자서만 부를 수 있는 애칭.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그 '폴리스맨'이 당시 소수자에 대해 처벌하고 강압해야 했던 '경찰'이라는 점이 더 그 사랑의 용감함을 부각시키는 것 같다. 그리고 '폴리스맨'의 시점으로 쓰인 부분은 단 한 구절도 없었지만, 그 역시 본인의 사회적 역할에 반하는 사랑을 행하는 것만큼 두려운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어떻게 보면 폴리스맨의 부인인 매리언은 이 애달픈 사랑의 피해자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매리언만이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일방적인 사랑을 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그의 남편인 폴리스맨은 단지 사회적인 얼굴을 위해 그와 결혼한 것 뿐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기엔 매리언의 사랑도 너무나 소중하다. 매리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리스맨을 사랑했고 그와의 결혼을 후회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의 세 인물 모두가 너무나 간절하게 사랑했지만 그 누구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