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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설 | 영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by twfnm67 2021. 9. 9.

 

 인생의 크고 작은 선택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무수한 선택들 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선택들이 있다. 내가 선택한 진로, 내가 선택한 사람, 내가 선택한 일. 어릴 적에 했던 선택 중 내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있던 선택은 학원에서 과고반 특강과 외고반 특강의 시간표가 겹쳤을 때, 둘 중 하나의 반(교실)을 선택해 들어갔던 기억이다. 나는 외고 반에서 과고 반으로, 과고 반에서 다시 외고 반으로 옮겨 다니다가 결국 외고 반을 선택했다. 당시에는 단지 겹치는 시간표 중 하나를 선택하는 사건이었지만, 그것은 내 인생의 아주 큰 흐름을 바꾸어 놓은 일이 되었다.

 내가 누구를 선택하느냐도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학교 신입생 때 무심코 던진 고백으로 만나게 된 어떤 존재-뭐라고 칭해야 할까-로 인해 내 대학 생활은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다행히 그 '사건'을 계기로 나는 우울감을 딛고 일어나 새로운 삶을 선택했고, 그 역시 지금의 내 인생을 만든 선택 중 하나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커리어의 측면에서 또 하나의 큰 선택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첫 직장에서 1만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하고 3년에서 5년을 진득히 배울 것이라는 생각을 언제나 품고 살아왔던 내게, 너무도 갑작스럽게 이직이라는 선택권이 찾아오게 된 것이다. 이 선택이 내 인생에 어떤 획을 그을지 조금은, 아니 사실 많이 무섭고 또 설레기도 한다.

 

 무엇을 보느냐가 아닌 어떻게 보느냐.

 후반부를 읽어나가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문장(정확한 문장인지는 모르겠으나)은,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라는 구절이었다. 나는 이 말에 참 공감을 하는데, 같은 사건도 해석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 내가 내리는 '선택'에 따라 참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까지 건강하게 사고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내가 항상 행복하고 잔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문득 나에게 닥쳤던 최악의 사건들이 생각날 때가 있다. 돌이켜 보면, 나는 크고작은 수난(?)을 겪으며 살았지만 그런 일들에 매몰되거나 혹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 했다기 보다는, 그것을 계기로 성장하는 쪽을 택했던 것 같다. 쉽게 말하면, 무조건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애썼다는 뜻.

 

 평행우주.

 책에서 주구장창 말하는 평행우주 이론. 내가 다른 선택을 해서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삶이 또다른 평행우주에서 무한히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론. 나의 평행우주도 무한히 많이 있을 수 있다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나 역시 주인공이 최종적으로 깨달은 바와 같이, 결국엔 지금의 내 삶을 택할 것이다. 수많은 선택을 해 온 지금의 나,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선택들을 존중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백지 같은 미래에 또 나다운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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