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49 행동경제학_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선택 설계의 힘 (리처드 탈러) 이 책의 한글 제목은 '행동경제학'인데 영문판 원제는 'misbehaving'이다. misbehaving이라는 단어가 전통적인 경제학과 모순 관계에 있는 단어라는 점에서, 제목만으로도 벌써 이 책에 대해, 그리고 행동경제학에 대해 흥미가 생기게 된다. 처음 입문하면서부터 졸업반 수업을 들을 때까지 일관되게 내가 경제학에서 가장 흥미를 느꼈던 지점은, 수식과 그래프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고 심지어는 '예측'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면서도 Ceteris Paribus에서부터 시작해, 경제학을 배우면 접하게 되는 수많은 '가정'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행동경제학은 수많은 가정들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대전제, '모든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전제 자체를 부정하는 경제학이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이야기.. 2021. 8. 9. 생명과학, 바이오테크로 날개 달다 (김응빈) 생명의 공식은 위대하다 아주 작은 미생물부터 인간과 자연을 포함한 거대 생태계까지, 모든 것에 일정한 공식이 있고 규칙이 있다는 것, 그 속에서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뜬금없지만, 지금의 이 코로나 시대에는 어떤 균형이 깨졌길래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혹은 죽어가는) 것일까? 5평 남짓한 내 자취방에서는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져도 금세 곰팡이가 생겨나고 들뜬 마음으로 채워 넣은 냉장고는 잽싸게 먹어 치우지 않으면 상하는 음식들 투성이이다. 이런 모든 현상이 생명의 작용이라는 것을 의식한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은 후로는 이런 사소한 현상들에도 신경이 쓰이게 되었다. 생명 현상은 아주 가까이, 아주 밀접한 곳에서, 아주 부지런하게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위생과.. 2021. 6. 26. 바람이 분다, 가라 (한강) 한강의 소설은 처음 읽어본다. 영화 을 봤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그만큼 인물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있는 작품이었다. 내가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큰 작품. 많은 파편들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그 파편이 우주와 현실과 예술과 사랑을 넘나들고 진실과 추측과 회상 그래고 현재를 넘나들고 있다. 파편들을 이어 붙이면 각 인물의 삶이 된다. 그리고 인물들 간의 스토리가 완성된다. 어떤 스토리는 서인주와 이정희와 삼촌의 것이고, 또 다른 스토리는 서인주와 정선규와 민서의 것이고, 또 어떤 스토리는 서인주와 강석원의 것이고, 서인주와 류인섭의 것이고, 류인섭과 진수와 인주 어머니의 것이고, 이정희와 K의 것이다. 이 모든 인물들의 삶과 그들이 함께 겪었던 .. 2021. 5. 23. 불을 끄는 건 나야 (조야 피르자드) 나는 화가 났다. 비올레트와 에밀을 엮어 줘야겠다며 내 팔을 비틀어 억지로 저녁 파티를 열게 한 니나에게. 오로지 자기 생각만 하는 앨리스에게. 오로지 앨리스 생각만 하는 엄마에게. 아무것도 모르고 신난 아이들에게. 그리고 머릿속엔 오직 체스 생각뿐인 아르투시에게. 왜 내 생각을 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지? 왜 내가 뭘 원하는지 물어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지? 나의 긍정적 자아가 내게 물어봐 주었다. '그럼 네가 원하는 게 뭔데?' 나는 대답했다. '나는 하루에 몇 시간 동안만이라도 혼자 있고 싶어.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 사랑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밀리에게 내가 살아 있는 한 나는 너를 잊을 수 없을 거야. 나는 이 세상 끝까지라도 너를 따.. 2021. 4. 25. 이전 1 ··· 6 7 8 9 10 11 12 13 다음